어느 집이든 아스피린 정도는 상비약으로 대부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899년 출시되었으니 엄청 오래된 약이다. 아스피린은 어떻게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것일까? 탄생 과정과 효능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아스피린의 탄생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 껍질과 이파리에 진통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영국의 에드워드 스톤이라는 성직자는 버드나무 껍질 즙을 열이 있는 사람에게 먹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 후 이탈리아의 화학자 피리아는 버드나무에서 살리신 산을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실리신 산은 위벽을 자극해 설사를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독일의 바이엘 사는 연구원이던 펠릭스 호프만에게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임무를 맡겼다. 호프만은 살리실산의 구조를 연구해 마침내 안정적인 아세틸살리실산의 합성에 성공했다. 바이엘사에서는 이 약의 이름을 아스피린으로 짓고 1899년 해열진통제로 특허를 등록했다.
아스피린의 효능과 부작용
아스피린은 기본적으로 열을 내리게 하고, 통증을 줄이며, 염증을 없애고, 편두통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누구나 손쉽게 의사의 처방 없이 구할 수 있으며 열이 나거나 진통이 있을 때 쉽게 복용한다.
최근 관심이 높은 아스피린의 효능은 피를 물게 만들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으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이 있는데, 이런 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스피린이 좋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을 앓지 않았던 사람이 예방을 하기 위해 복용하는 것에는 논란이 있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출혈 위험이 있다면 아스피린 복용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효능으로는 암 예방이다. 대장암이나 전립선암, 난소암 등의 일부 암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발생률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왜냐하면 암을 일으키는 것은 만성적 염증인데, 아스피린으로 이런 염증을 미리 차단한다면 돌연변이 암세포가 생겨날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과로와 스트레스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아스피린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스피린의 부작용도 있다. 간혹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가렵고, 호흡이 곤란할 수 있으며 위장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아스피린을 다른 혈전용해제나 당뇨병약, 지혈제 등과 같이 복용하면 안 된다.
아스피린 용량
아스피린은 저용량 100mg(아스피린 프로텍트 정)과 고용량 500mg(바이엘 아스피린 정)이 있다. 고용량은 주로 해열진통제로, 저용량은 심혈관질환 예방으로 쓰인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1알씩 복용하면 혈전을 억제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복용하다가 중간에 끊으면 재발 위험이 높다.
아스피린과 바이엘
아스피린은 독일에서 만들어졌지만 독일의 특허를 받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세틸살리실산은 이미 프랑스의 화학자가 만든 적이 있었기 때문에 신약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아스피린은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바이엘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 시장으로 진출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자, 미국은 미국 내에 있던 독일의 기업 자산을 몰수하고 바이엘이 보유한 특허권과 상표권 역시 미국 정부의 관리로 접수해 버렸다. 이것이 바이엘 아메리카이다. 바이엘 아메리카는 바이엘이라는 로고가 들어간 아스피린을 만들어 팔았다. 독일의 바이엘 본사는 억울했지만 한동안 같은 제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 1994년이 되어서야 독일 바이엘은 미국 시장의 권리를 사들였고 기묘한 상황은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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